
A면에는 없던 이야기, 나의 SIDE B를 재생하며

카세트테이프나 LP판을 돌려 듣던 시절에는 'Side B(B면)'라는 개념이 있었습니다.
A면이 대중의 귀를 사로잡기 위한 타이틀곡과 화려한 히트곡들로 채워져 있다면, 테이프를 뒤집어야만 나오는 B면에는 뮤지션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실험적인 사운드, 혹은 A면의 분위기에 맞지 않아 숨겨두었던 '히든 트랙'들이 담겨 있곤 했습니다.
때로는 그 투박한 B면의 노래가 타이틀곡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이 블로그 **[SIDE B]**는 저라는 사람의 B면을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나의 Side A : '개발자'라는 타이틀
2024년 1월부터 저는 '개발자'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Java와 Spring Boot를 다루며, Enterprise 환경의 견고한 시스템을 고민하고, 클린 코드와 아키텍처를 학습합니다. 회사에서의 저는 논리적이어야 하고, 효율적이어야 하며, 정해진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수행해 내야 하는 **'Side A'**의 삶을 삽니다.
이것은 제가 자랑스러워하는 저의 일부이자, 세상에 보여지는 저의 메인 트랙입니다.
나의 Side B : 명함 뒤편의 이야기
하지만 퇴근 후 모니터가 꺼지면, 명함에는 담기지 않는 또 다른 제가 깨어납니다.
차가운 코드를 짜던 손으로 미국 ETF 차트의 흐름을 분석하며 경제적 자유를 꿈꾸기도 하고, 정적인 사무실을 벗어나 미니쿠퍼의 엔진 회전수(RPM)를 느끼며 달리는 것을 사랑합니다. 때로는 "왜 사는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에 빠져 밤새 사색에 잠기기도 합니다.
기존의 블로그 플랫폼이나 SNS는 저의 이런 다양한 이면을 담아내기에 어딘가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위한 기술 블로그는 너무 딱딱하고, 인스타그램은 너무 찰나의 순간만을 보여주니까요.
그래서 React와 Supabase를 이용해, 직접 벽돌을 쌓아 올리듯 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에 기록될 것들
SIDE B는 완벽하게 정제된 정보보다는, 가공되지 않은 '과정'을 기록하려 합니다.
- Tech (Dev Log)
단순히 "해결했다"는 결과보다는, 왜 실패했는지, 어떤 삽질을 했는지에 대한 치열한 트러블 슈팅의 기록. - Money (Invest)
막연한 부자가 아닌,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투자의 여정과 자본주의에 대한 고찰. - Life (Essay)
자동차, 음악,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에 대한 솔직한 에세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며진 A면의 쇼윈도가 아니라, 조금은 거칠더라도 진짜 나의 목소리가 담긴 B면의 테이프를 이제 막 재생하려 합니다.
이곳에 들러주신 분들에게, 저의 SIDE B가 꽤 괜찮은 히든 트랙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